1. 농산물 시장개입의 후생효과
농업 부문에서는 생산성 향상으로 인해 생산량 증대가 꾸준히 이루어짐에 반해 인구 1인이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의 양은 무한정 늘어날 수가 없다. 따라서 수요는 공급만큼 빠른 속도로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상품의 가격 대비 농산물의 가격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락하고, 농가소득이 지속해서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대부분의 국가가 인지하고 있다. 반면 안정적인 생활공간으로서 농촌이 유지되고 국가적으로 중요한 산업으로서 농업이 유지, 발전되는 것은 모든 국가가 달성하고자 하는 중요한 목표이기 때문에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농산물가격의 상승과 농가소득의 유지를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농업생산은 여전히 자연적 조건에 많이 의존하고 있어 갑작스러운 생산량의 증가와 감소가 발생한다. 바면 농산물의 소비는 꾸준하기 때문에 작은 생산력에 변화에도 가격의 급락과 급증이 나타나고,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들도 불안정한 가격조건 떄문에 힘들어하게 된다. 이 경우에도 정부는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시장개입을 통해서라도 가격을 안정화하려 할 것이다.
이상의 목적을 가진 정책들은 모두 정부가 개입하기 이전에 완전경쟁시장에서 형성되던 균형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의 균형 생산량, 균형 가격, 그리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후생 모두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음에서 그러한 내용들을 분석하는데. 분석되는 정책들은 실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정책 형태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고 두 가지 목적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일반적인 정책 수단들이다.
1) 가격지지제도
정부가 농업인이 받는 가격을 올려주려고 시도하는 가장 오래되고 잘 알려진 방법이 정부 수매를 통해 농산물 가격을 지지하는 정책이다. 이 방법은 민간의 수요가 농산물가격을 높게 유지하는 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가 인위적으로 수요를 만들어 수요 자체를 증가시키는 정책이다.
2) 생산량 조정제도
수매를 통한 정부 수요를 창출하여 농산물의 가격을 올려주는 가격지지정책은 가격을 올린다는 목적은 달성할 수 있지만 그 때문에 상당히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 비용은 가격은 올리면서도 생산량은 오히려 늘어나게 하기 때문에 주로 발생한다. 수요가 불변인 상태에서는 공급량이 늘어나면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경제원리이기 때문에 생산자의 가격을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늘릴 것이 아니라 줄이는 것이 원칙이다.
3) 생산자와 소비자 간 후생의 재분배
앞에서의 분석은 시장이 완전 경쟁적이라면 생산자 보호 등을 위해 정부가 개입하여 시장균형을 바꾸고자 할 때 사회 전체로 보면 후생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수매를 통한 생산 증가 유도처럼 시장에서 처리될 수 없는 생산량을 추가로 늘릴 경우, 생산을 줄여 가격을 높이는 경우에 비해 사회적 비용이 더 커지는 등의 차이만 있을 뿐 어느 경우이든 완전경쟁시장을 교란하면 사회적 손실이 반드시 발생한다. 그렇다면 정부는 생산자 보호와 같은 정책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가?
완전경쟁시장 교란이 가지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있어 대부분의 국가가 농산물 시장에 개입하여 생산자가격을 높여주려 하고, 그러한 개입 정도가 소득 수준이 높은 선진국일수록 더 심한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고도산업사회에서는 경제적 약자일 가능성이 높은 농업 생산자가 얻는 잉여는 경제 내의 다른 계층이 얻는 잉여에 비해서는 사회적으로 더 보호될 가치가 있다는 일종의 합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그러한 합의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시장 기능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기준 자체가 달라질 필요가 있다.
기후 여건, 재해, 병충해 등으로 인해 자주 그리고 큰 폭으로 예기치 않게 생산량이 변하기 때문에 농산물 가격은 다른 상품의 가격에 비해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같은 조건이라면 생산자든 소비자든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는 같은 수량이나 가격이 유지되더라도 가변성이 높은 상태에서 유지되는 것보다는 평균 가까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더 원할 것이다. 불안정한 가격변동에 대응하는 방안으로는 생산자나 소비자 스스로가 어떤 조처를 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정부가 정책을 통해 안정화를 높이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
소비자의 수요곡선은 우하향하기 때문에 똑같은 진폭의 가격변화가 아래위로 발생하면 가격 하락 시에 추가로 얻게 되는 소비자잉여 증가분이 가격 상승 시 잃어버리는 소비자잉여분보다 그림에서처럼 더 큰 면적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 진폭을 아예 없앨 경우 소비자들은 후생의 손실을 보게 된다. 반면 우상향하는 공급곡선을 가진 생산자는 낮은 가격에서 안정화 가격으로 이동할 때의 이득이 높은 가격에서 안정화 가격으로 이동할 때의 손실보다 더 커 안정화로 인해 이득을 보게 된다.
작황이 좋을 때 저장하여 좋지 않을 때 공급하는 가격안정화 정책은 안정화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이지 않고 평균 가격 수준이 되도록 유지만 해도, 소비자와 생산자의 후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격안정화로 인해 소비자는 손실을 보고 생산자는 이득을 얻지만 더 커 사회 전체의 순 편익도 더 커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는 않은데,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의 형태나 작황 변화가 발생하는 방식이 어떤지에 따라서 가격안정화로 인해 누가 이득을 얻고 누가 손해를 보게 되는지는 사실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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