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용이론

 소비자들이 자신의 소득을 식품, 비식품, 서비스 구매 등에 배분할 때 다양한 선택 대안들에 직면하게 된다.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얻게 되리라 기대하는 만족, 즉 효용을 얻기 위해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한다. 효용함수는 소비 행위로부터 얻게 되는 그러한 효용 수준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소비 꾸러미들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리적 표현이다. 여기서 소비 꾸러미란 소비를 위해 고려되는 재화들의 조합을 의미한다. 효용함수는 다양한 소비 꾸러미들 가운데 어떤 특정 꾸러미를 소비함으로써 얻게 되는 총효용을 나타낸다.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소비하는 어떤 소비자가 있다고 하자. 쇠고기의 소비량이 B, 돼지고기의 소비량이 P라면, B와 P의 소비 묶음 (B, P)가 바로 소비 꾸러미가 된다. 이 꾸러미를 선택한 소비자가 얻는 소비 만족도의 크기는 효용함수 U(B, P)와 같이 나타낼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한 효용함수의 한 예로서 다음과 같은 효용함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U(B, P)=B

 평소에 우리는 구입하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다. 맛있는 음식을 사 먹고 싶고 멋진 옷이나 신발을 사서 입거나 신고 싶어 한다. 또 멋진 신형 자동차를 구입해서 타고 싶어 하고 전망이 좋은 집을 구입해서 이사하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앞 절에서 살펴본 쇠고기와 돼지고기 소비에도 가능한 한 많은 양을 구입하여 소비하고자 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예산제약을 가지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모두 구입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은 자신이 가진 예산, 즉 소득 수준을 초과한 소비를 할 수는 없으며, 소비자들의 선택 행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어떤 소비꾸러미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분석, 즉 소비자의 선호 분석과 함께 소비자가 직면하는 예산제약에 대한 분석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예산제약은 소비자가 자신이 가진 소득 범위 내에서만 소비 행위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식료품 이외에도 소비자는 다양한 재화들을 소비한다. 한 개인이 다양한 재화들을 소비하는데 지출한 총비용은 개별 재화나 서비스의 구매량에 각각의 가격을 모두 곱한 후 모두 더하여 구할 수 있다. 다시 한번 쇠고기와 돼지고기만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 소비자는 자신의 소득 전부를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소비하는 데 사용한다. 즉 소비자의 총소득은 쇠고기의 소비량에 쇠고기 가격을 곱한 값과 돼지고기 소비량에 돼지고기 가격을 곱한 값의 합과 같다.

 어떤 소비자가 1주일 동안 5만 원의 예산으로 돼지고기와 쇠고기의 소비량을 결정한다고 가정하자. 돼지고기 100g당 가격은 5,000원이고 쇠고기 100g당 가격은 20,000원이라고 하자. 이 경우 소비자는 5만 원이라는 예산 제약 아래에서 다양한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소비조합을 선택할 수 있다.

 예산선은 몇 가지 변수에 의해 그 형태가 결정된다. 만약 두 재화의 가격은 변하지 않고 총예산이 달라진다면 예산선은 어떻게 될까? 소비자의 소득이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두 배 증가하였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소비자가 최대로 소비할 수 있는 쇠고기는 증가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최대로 소비할 수 있는 돼지고기도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가격의 변화 없이 총예산이 두 배가 되면 예산선은 기울이 변화 없이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새로운 예산선이 등장한다.

 마찬가지로 총예산이 절반으로 줄어들 경우에는 왼쪽으로 이동하여 새로운 예산선이 등장한다. 즉 이용할 수 있는 소득의 변화는 예산선을 평행 이동시킨다.

 반면 예산선을 구성하는 두 재화의 가격 비율 변화는 예산선의 기울기를 변화시킨다. 예를 들어 만일 돼지고기의 가격이 두 배로 증가하면 소비자의 예산선이 이동한다. 즉, 주어진 예산 하에서 쇠고기 소비량이 주어졌을 때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여 돼지고기 소비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소비자의 선호와 예산제약을 살펴보았다. 만일 예산의 제약이 없다면 소비자는 모든 재화나 서비스를 각 재화나 서비스의 한계 효용이 0이 될 때까지 소비할 것이다. 즉 만족도가 추가 소비로 인해 늘어나는 한 계속해서 소비량을 늘릴 것이다. 현실에서는 예산제약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소비를 할 수는 없고, 소비자는 자신의 예산제약 하에서 최대한의 만족도를 얻는 소비 선택을 하고자 할 것이다. 즉 소비자의 소비량 결정문제는 소비자가 가진 상품 꾸러미에 대한 선호와 소비자가 직면하는 예산의 제약을 동시에 고려하여야 풀 수가 있다.

 소비자는 한 단위 비용을 지출해서 추가로 얻는 만족도가 쇠고기와 돼지고기 사이에 일치할 때 가장 큰 만족도를 얻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예를 들어 위 식의 좌변 값이 더 크다면 현재보다 돼지고기 소비량은 줄이고 대신 그 지출액 감소분만큼 쇠고기 소비 지출을 늘릴 때 전체 만족도가 높아지게 된다.

 소비자 선택에서 개별 재화의 소비는 소비자의 소득과 모든 재화의 가격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다시 말해, 소비자의 쇠고기 소비는 쇠고기 가격은 물론이고, 돼지고기 가격과 사용가능한 소득 수준에 의해서도 달라진다. 쇠고기 가격이나 돼지고기 가격의 변화는 예산선을 회전이동 시킬 것이고, 소득의 변화는 예산선을 평행 이동시킬 것이기 때문에 결국 어떤 요인이 변해도 소비자의 선택은 달라진다.

 소비자 선택점의 변화에 따라 가격효과가 나타난다. 가격효과는 대체효과와 소득효과로 나눌 수 있다. 대체효과란 돼지고기 가격 대비 쇠고기의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돼지고기보다는 쇠고기를 더 많이 소비하는 것이 동일한 만족도를 얻기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이다. 이때의 동일한 만족도란 가격이 변하기 이전에 얻던 만족도를 의미한다. 즉 가격변화의 대체효과란 가격이 변하기 이전에 얻던 만족도를 가격이 변한 후에도 얻게 하되, 그러한 만족도를 최소의 비용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소비량 변화가 필요한지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