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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학

농식품 요소시장의 개념과 특징

by SONGHEE 2025.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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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농식품 요소시장의 개념과 특징

 1) 파생수요로서의 요소수요

 동질의 상품에 대해 무수히 많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거래를 이루는 완전경쟁시장을 생각해 보자. 아마도 세로축이 상품가격, 가로축이 상품의 수량으로 표시되고 우하향하는 수요곡선과 우상향하는 공급곡선이 서로 교차하면서 지나가는 형태의 그래프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 그래프는 우리가 시장구조를 배우기 전에 배웠던 생산 및 소비이론의 내용을 모두 함축하고 있다. 즉 소비자는 자신이 가진 예산제약하에서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상품을 수요하고 생산자는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하거나 비용을 극소화하는 방향으로 상품을 생산 및 공급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초과수요나 초과공급이 없는, 수요와 공급이 서로 일치하는 균형 수량과 균형가격의 상태에 도달한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은 생산자의 손길을 거치기 마련이다. 자연에서 얻는 원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농식품조차도 생산자의 노력과 비용 없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이러한 일련의 생산과정을 상품의 생산량과 비용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한 바 있다. 본 장에서 학습하는 생산요소의 경우 그 수요가 이처럼 최종 상품의 생산에 필요하기 때문에 형성되며 최종 상품시장에서 발생하는 일이 생산요소 수요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특성을 가진다. 예를 들어 쌀 생산을 위해서는 노동, 자본, 농약과 비료 등 생산요소들을 투입해야 한다. 만약 쌀시장에서 수요가 증가하여 가격이 상승하면 농가들은 생산량을 늘리고자 하며, 이를 위해서 농약과 비료 등의 생산요소들을 더 구매하여 투입하려 한다. 이렇게 요소시장에서의 생산요소들에 대한 수요는 생산품인 판매시장의 수요로 인해 발생하는 혹은 파생되는 특성이 있어 파생수요라고 불린다. 따라서 파생수요로서의 요소수요는 요소시장에서의 가격들뿐만 아니라 상품시장에서의 상품가격 및 상품생산량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2) 농식품 요소시장의 특징

 요소수요가 파생수요의 성격을 가지는 것은 비단 농식품뿐만 아니라 여타 다른 공산품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농식품은 일반적인 공산품과는 구별되는 특성도 가진다. 이는 농식품산업이 공업이나 제조업과 달리 생명 자원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한편, 자연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상품 특성상 수급이 불안정하고 가격 변동성이 심한 시장 환경에 처해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파생수요는 상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요이므로 일반 공산품과 다른 성질을 보이는 농식품 생산과정의 특수한 상황들을 염두에 두고 요소시장을 논할 필요가 있다. 

 공산품과 차별되는 농식품의 특성은 곧 생산과정에서 투입되는 생산요소들의 성격과 무관하지 않다. 즉 전통적으로 생산의 3요소로 지칭되어 온 노동, 토지, 자본의 활용 방식이 다른 산업 분야와 무엇이 다른지에 주목하는 것이 농식품 요소시장을 이해하는데 첫걸음이 될 것이다. 여기서는 농식품 생산에서 특히 중요한 노동과 토지를 중심으로 해당 요소시장의 특성을 살펴본다.

 첫째, 농식품, 특히 농산물 생산과정에서 투입되는 노동량은 소규모이며 투입량을 변화시키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지 않다. 일반 공산품을 생산하는 데에는 전통적으로 노동과 자본의 역할이 강조되어 왔다. 제4장에서 다루었던 등량곡선과 한계기술대체율의 개념이 이를 잘 설명해 주는데, 가령 옷의 생산을 늘리기 위해 공장의 근로자들을 더 모집하거나 그 반대로 자동화 설비를 설치함으로써 공장 근로자들을 퇴사시키는 것이 그러한 예일 수 있다. 반면 농산물의 경우 대부분 소규모 가족농 혹은 자급은 형태로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어 가용 노동의 한계가 있고, 필요에 의해 노동 투입량을 신축적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 아울러 농업노동의 공급은 농촌 노동력의 도시 이주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다.

 둘째, 생산의 3요소 중 토지, 즉 농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금도 경제학의 주류로 인정받는 신고전학파 경제학에서는 생산의 두 필수요소로, 노동과 자본을 강조해 왔으며, 토지는 자본에 포함해 사실상 자본의 하부 개념으로 설명해 왔다. 이는 주로 생산물이 대량생산에 기반한 공산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명 자원을 다루는 농식품 생산에서 농지는 동식물 및 유기 생명체들에 생육 조건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오히려 노동과 자본보다도 더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한다. 아울러 농지는 농가가 보유한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서, 이와 관련된 여러 문제가 이해 당사자들 간 갈등의 소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셋째, 생산된 농식품은 그 자체로서 최종 생산물에 해당하기도 하지만 다른 산업의 원료, 즉 어떤 다른 최종 상품을 생산하기 위한 중간 투입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지며, 또한 동시에 농식품 산업 자체도 점점 더 새로운 생산요소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농식품 산업이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갈수록 전방 및 후방에 위치한 전후방산업의 여러 분야와 연결되는 융복합적 성격을 갖는 데에서 기인한다. 먼저 농식품 생산에 새로운 활로를 제공하는 요소시장은 단연 혁신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는 정보통신기술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 드론,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정밀농업은 기존 농식품 생산에 적용되던 요소시장의 패러다임 자체를 전환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농식품산업의 위기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이는 대안적 요소시장을 창출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농식품을 원료로 사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것으로 기대되는 산업으로는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 옥수수, 사탕수수 등의 곡물류를 비롯하여 목질계, 미세조류 등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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